HBM 다음 메모리는 무엇일까? HBF·zHBM으로 보는 AI 반도체 경쟁의 미래
HBM 다음 메모리는 무엇일까? HBF·zHBM으로 보는 AI 반도체 경쟁의 미래
AI 연산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메모리 경쟁의 중심은 단순한 속도 향상에서 데이터 이동 전체를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HBF는 낸드플래시를 고대역폭 구조로 활용해 HBM의 용량과 비용 한계를 보완하려는 접근입니다.
삼성전자의 zHBM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 데이터 이동 자체를 최소화하는 3차원 통합형 전략에 가깝습니다.
AI 반도체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GPU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 AI 시스템은 계산 능력만 높다고 빨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연산장치가 아무리 강력해도 필요한 데이터를 제때 받아오지 못하면 비싼 프로세서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연산 성능만큼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HBM은 GPU 가까이에 배치돼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AI 모델이 거대해질수록 용량과 비용, 전력 효율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나타납니다.
최근 차세대 메모리 경쟁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반도체 기업들은 더 빠른 메모리 하나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HBM과 D램, 낸드플래시, GPU와 CPU를 어떤 구조로 연결할 것인지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국 승부처가 개별 칩의 성능에서 전체 시스템의 데이터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 AI 시대에 HBM만으로는 부족해지는 이유
HBM은 매우 빠른 데이터 전송에 강점이 있지만 AI 모델이 커질수록 필요한 데이터 전체를 HBM에 담는 방식에는 용량과 비용 측면의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HBM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해진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대역폭입니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고 빠른 연결 구조를 활용하면 일반적인 메모리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짧은 시간 안에 GPU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AI 학습처럼 같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서 이런 특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AI 시스템이 커질수록 단순히 HBM 용량을 계속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성능 메모리를 여러 층으로 쌓고 정교하게 연결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복잡하며, 일반적인 저장장치보다 비용 부담도 큽니다. 모든 데이터를 최고 속도의 메모리에 넣는 구조는 자동차에 실을 짐 전부를 조수석에 올려놓겠다는 발상과 비슷합니다. 빠르게 꺼낼 수는 있지만 공간과 비용이 문제입니다.
AI 작업에는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와 상대적으로 덜 자주 접근하는 데이터가 섞여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동일한 속도로 처리할 필요가 없다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메모리를 계층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빠른 HBM은 연산장치 가까이에 두고 대용량 데이터는 더 저렴한 저장 계층에서 공급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데이터 이동 자체가 전력과 시간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데이터가 저장장치에서 메모리로 이동하고 다시 GPU로 전달되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병목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연산 성능을 아무리 높여도 데이터 공급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성능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차세대 메모리의 핵심 질문은 단순합니다. 더 빠른 칩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를 연산장치 가까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전달할 것인가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HBM 이후의 경쟁은 새로운 메모리 제품 한 종류를 둘러싼 싸움이라기보다 AI 컴퓨터 전체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경쟁에 가깝습니다.
⚡ SK하이닉스 HBF가 낸드플래시를 다시 보는 방식
HBF의 핵심은 낸드플래시의 대용량 장점을 유지하면서 GPU 가까이에서 데이터를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제시한 HBF는 이름 그대로 고대역폭 플래시를 지향하는 기술입니다. 기본적으로 낸드플래시를 활용하면서 HBM처럼 여러 층을 쌓고 수직 연결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기존 낸드가 대용량 저장에는 유리하지만 속도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을 구조적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모델의 규모가 커지면서 연산장치 주변에 더 많은 데이터를 두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HBM은 빠르지만 모든 데이터를 담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상대적으로 대용량 구성이 가능하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연산장치와의 속도 차이가 컸습니다.
HBF는 바로 이 중간 지점을 노리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핵심 데이터는 HBM에서 처리하고 더 큰 데이터 집합은 HBF에 두면서 필요할 때 빠르게 공급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면 메모리 계층 전체의 효율을 높일 여지가 생깁니다. 고속 메모리와 대용량 저장장치 사이에 새로운 단계가 추가되는 셈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TSV입니다. 여러 층으로 쌓은 메모리를 수직 방향으로 연결하면 층 사이의 데이터 이동 경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미 HBM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방식이지만 이를 플래시 계열 메모리까지 확장하려는 점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HBF를 HBM의 단순한 대체품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메모리를 계층적으로 배치해 전체 AI 시스템의 용량과 비용 효율을 개선하려는 보완적 접근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표준 규격을 통한 생태계 확장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새로운 메모리가 실제 AI 서버에 들어가려면 메모리 제조사 혼자 기술을 완성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GPU와 가속기, 시스템 설계 업체가 해당 기술을 쉽게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시장이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HBF 전략은 메모리 한 종류의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이기보다 데이터 저장 계층 전체를 다시 배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AI 시스템에서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머물고 어떤 경로로 XPU까지 전달되는지를 최적화한다면 단순한 메모리 성능 경쟁보다 더 큰 시스템 효율을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삼성전자 zHBM이 노리는 3D 메모리 통합 구조
zHBM은 메모리를 프로세서에 더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경로 자체를 줄이는 방향입니다. 핵심은 단순한 대역폭 증가보다 연산과 메모리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묶는 데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zHBM은 메모리와 프로세서의 물리적인 거리를 더욱 줄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기존 구조에서는 GPU나 CPU 옆에 메모리를 배치하고 데이터를 주고받았다면, 3차원 구조에서는 메모리를 연산장치에 더욱 밀착시키는 방식이 가능해집니다.
데이터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짧아지면 전송 지연과 에너지 소비를 낮출 여지가 생깁니다. AI 연산에서는 같은 데이터가 반복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물리적인 연결 거리를 줄이는 것 자체가 시스템 효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메모리를 단순한 주변 부품이 아니라 연산장치의 일부처럼 설계하는 방향입니다.
zHBM이 목표로 하는 성능 향상 역시 이런 구조 변화와 연결됩니다.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성능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개별 메모리 셀 하나가 갑자기 압도적으로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경로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칩 내부의 배치가 성능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3차원 통합 구조에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도 있습니다.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더욱 가깝게 배치할수록 열 관리와 전력 공급, 패키징 정밀도가 중요해집니다. 여러 기능을 좁은 공간에 밀집시키면 성능은 높아질 수 있지만 제조 난도가 함께 높아지는 것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접근은 반도체 산업의 경계를 바꾸는 의미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CPU, GPU, 메모리를 서로 다른 부품으로 보고 각각의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이 익숙했습니다. 앞으로는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동작시키는지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zHBM은 메모리를 연산장치 가까이 끌어오는 전략을 넘어 메모리와 컴퓨팅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드는 방향을 보여줍니다. 데이터가 프로세서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 자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AI 반도체가 거대한 하나의 칩처럼 동작하는 미래를 염두에 둔 접근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HBF와 zHBM의 차이에서 보이는 삼성·SK의 전략
HBF가 여러 종류의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계층 전략에 가깝다면 zHBM은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물리적으로 통합해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회사의 접근을 비교하면 같은 AI 메모리 시장을 바라보면서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HBF는 저장장치와 메모리 사이의 간격을 줄이면서 데이터가 여러 계층을 효율적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HBM과 HBF, 기존 저장장치가 각각 다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가장 비싼 고속 메모리에 담는 대신 중요도와 사용 빈도에 따라 데이터 위치를 나누는 것입니다. 결국 AI 서버 전체의 비용과 용량, 속도를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삼성전자의 zHBM은 조금 다른 방향입니다. 데이터가 여러 장치를 거치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아예 더 가까이 묶는 접근입니다. 시스템의 계층을 세밀하게 나누는 것보다 연산과 메모리 사이의 경계를 줄이는 데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기술이 반드시 하나만 살아남는 경쟁 관계라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 AI 시스템에는 초고속 메모리와 대용량 저장장치가 모두 필요합니다. 프로세서 가까이에 z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배치하면서 그 뒤에 HBF와 같은 대용량 계층이 연결되는 구조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차세대 메모리 경쟁은 특정 제품 하나의 최고 성능만 비교해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AI 서버에서 전력과 비용, 용량, 데이터 이동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 차이는 반도체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시스템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D램의 속도나 낸드의 저장 용량처럼 제품별 수치가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로 다른 메모리와 연산장치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 차세대 메모리 경쟁에서 앞으로 봐야 할 핵심 변화
앞으로는 메모리 자체의 속도뿐 아니라 실제 XPU와 얼마나 가까이 연결되는지, 대용량 데이터를 어떤 계층에 배치하는지, 전체 전력과 비용을 얼마나 낮추는지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AI 반도체 경쟁은 이제 연산장치 하나의 성능을 높이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GPU뿐 아니라 CPU와 각종 AI 가속기를 포괄하는 XPU가 늘어나면서 필요한 데이터의 종류와 이동 경로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연산장치에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하느냐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만 보는 것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이동에 필요한 전력과 지연시간, 패키징 구조, 시스템 확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같은 성능을 내면서 전력 소모와 장비 수를 줄이는 것이 직접적인 운영 비용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업체의 역할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객사가 원하는 규격에 맞춰 메모리 칩을 공급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시스템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협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메모리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가 프로세서의 실제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HBM의 중요성이 사라진다고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HBM은 AI 연산의 핵심 메모리로 계속 발전하면서 그 주변에 새로운 저장 계층이 추가되는 방향이 자연스럽습니다. HBF 같은 기술은 대용량 데이터 접근을 보완하고 zHBM 같은 구조는 연산장치와 메모리의 거리를 더욱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HBM 다음 시대를 특정 메모리 하나가 HBM을 밀어내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 변화는 여러 메모리 기술이 새로운 구조 안에서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요구하는 데이터 규모가 커질수록 메모리 계층은 오히려 더 세분화될 수 있습니다.
🔭 AI 메모리 시장은 속도가 아니라 데이터 이동 경쟁으로 바뀐다
차세대 메모리를 볼 때는 개별 제품의 최고 성능보다 AI 시스템 안에서 데이터가 저장되고 이동하고 연산되는 전체 구조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AI 시대의 반도체 성능은 결국 데이터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GPU의 계산 능력이 아무리 높아져도 필요한 데이터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저장 계층을 여러 번 거쳐야 한다면 시스템 전체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메모리는 더 이상 단순한 보조 부품으로 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HBF는 대용량 낸드를 고대역폭 구조에 가까이 끌어들이면서 데이터 계층을 재설계하려는 접근입니다. 삼성전자의 zHBM은 메모리를 프로세서와 더욱 밀착시켜 데이터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 자체를 줄이려는 방향입니다. 두 전략은 출발점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문제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메모리와 연산장치를 따로 떼어 평가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HBM과 D램, 낸드플래시, 다양한 XPU가 하나의 패키지 또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실제 성능을 좌우하게 됩니다. 반도체 기업의 경쟁도 칩 단위에서 아키텍처 단위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HBM 이후의 미래를 볼 때는 어느 회사의 기술 이름이 더 강력해 보이는지를 따지는 것보다 실제 데이터 흐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는 편이 중요합니다. 용량과 속도, 비용, 전력, 패키징을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이 결국 AI 시스템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차세대 메모리 경쟁의 본질은 더 빠른 메모리를 하나 더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위치로 가장 효율적으로 보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AI 반도체의 다음 승부처가 메모리 기술이면서 동시에 시스템 설계 경쟁이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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